단지 세상에 못 견뎌 술잔에 어깨를 누이고 그대 나즈막히 나를 불러세워 슬픈 눈망울 속에서 그대 아닌 다른 누군가가 나를 아프게 하네요 날개가 부러졌나봐요 더 이상 날아갈 수 없어요 핏빛 노을이 나를 부르네요 차라리 잘됐나 봐요 어둠에서 벗어났잖아요 그대 잘 지내요 그리 부드럽지 않은 그대 그 차가운 손길로 내게 보랏빛 더 큰 상처만 이미 도망갈 힘조차 그댈 밀쳐낼 힘조차 내겐 남아있지 않네요 날개가 부러졌나봐요 더 이상 날아갈 수 없어요 핏빛